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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구분    작성일  2005-04-08
 제목  <선교현장>연변 가나안 농군학교를 다녀와서
 주제어키워드    국가  
 자료출처    성경본문  
 조회수  5239  추천수  45
연변 가나안농군학교를 다녀와서



내가 중국을 알고 싶어서 중국과 친해지기 시작한 것은 1980년부터다. 중국 땅이 열리지 않고 있을 때 대학 시절 어설프게 중국어 공부를 시작했고, 졸업 후에도 중국인교회를 통해 중국어를 배웠다. 은근한 끈기로 중국어를 했건만 아직도 중국어 실력은 제자리다. 중국 땅을 1년에 한 차례씩 밟으면서도 그 땅에 대해선 모르는 것 투성이다. 중국을 생각하면 할수록 그 땅이 크게만 보인다. 가능성 있는 땅, 미래가 보이는 땅으로 내게 다가온다.

중국에 처음 갔던 그때부터 내가 만나던 사람들은 계속 한족들이었다. 그러나 언젠간 조선족 세계를 가보고 싶었는데 마침 대학 동기가 연변에서 새로운 일을 개척했다길래 그곳에 갈 기회를 얻었다.

10월 24일, 샌프란시스코공항을 출발하여 인천공항을 거쳐 북경공항에 도착, 연길(옌지)로 가기 위해서 몇 시간을 북경에 머무른 후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연길공항에 도착했다. 대학 동기인 이 교장의 환영을 받으며 숙소에 짐을 풀었고, 조선족 자치구의 어려움 등을 들을 수 있었다.연변 가나안농군학교를 돌아보며

다음날, 차로 1시간 반 정도를 달려가서 가나안농군학교에 도착했다. 가는 길에 한국교회와 미국교회들의 공(?)으로 만들어진 큰 교회들의 모습이 보였다. 한국교회가 만들어놓은 것임을 분위기로 금방 알 수 있었다.

교단이 없던 중국교회에 교단(denominations)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돈으로 오염된 교회가 세워진 뼈저린 과거가 있는 곳이었다. 갑작스레 닥쳐온 물질공세와 공약(空約)으로 인해 한족교회에서는 느끼지 못하던 몸살을 조선족교회들은 앓았다. 몸살의 후유증으로 수적으로 갑자기 불어났던 교인수가 눈에 띠게 줄어들면서 지금은 조선족교회 사역자들이 자중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조선족자치구는 심양을 중심한 요령성과 연길을 중심한 길림성, 그리고 흑룡강성으로 나뉜다. 그중에 압록강변에 접한 요령성과 두만강과 인접한 길림성은 탈북자들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이다.

왕청 가나안농군학교를 방문하는 것이 이번 중국방문의 첫 과정인 만큼 내 관심은 거기에 있었다. 한국의 가나안농군학교로부터 절대적인 지원을 받고 있지만 더 큰 꿈을 안고 있기에 외부의 관심과 지원이 요청되는 곳이다. 농군학교가 위치한 곳은 길림성 연변 조선족 자치주 왕청현 백초구진 평안촌이다. 기관의 공식명칭을 ‘중국 왕청 가나안농민훈련원’이라 했다. 세워진 목적은 가나안 개척교육을 통하여 중국 내 조선족동포들 및 모든 중국민들이 행복한 농촌사회를 건설하며 건강한 인류사회를 건설하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어디든 농촌은 경쟁력을 잃으며 날로 피폐해가고 있다. 그런데 이곳 중국 연변의 조선족들은 일확천금의 배금사상에 젖어 고향인 농촌을 떠나며 소중한 민족적 긍지와 터전까지 잃어가고 있다.

연변 조선족 자치주는 한국이 어려울 때 민족정신을 드높인 곳이며 조상들의 숨결이 숨쉬는 곳이다. 그런가하면, 북한을 향한 통일의 길목이 되며 북한동포들의 어려움을 도울 수 있는 전진기지이기도 하다. 연변 땅에는 어디 못지않게 북한 탈북자들의 어려움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어디를 가도 한글과 한자로 간판이 새겨져 있고, 어렵지 않게 낯선 조선말을 들을 수 있었다.

훈련원에 가까워지자 멀리 건물이 보였고, 비포장도로를 따라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에 도착했다. 앞에는 강이 있고, 우람한 산세를 지닌 산이 있으면 완만한 경사에 농지들이 있고 그 가운데 훈련원 건물이 건축 중이었다. 이 건물 안에는 강당을 비롯하여 명상실, 주거시설, 교육실들이 마련될 것이다. 밖에는 비닐하우스, 양돈장, 양계장, 양봉장 등 가축을 위한 시설들이 들어서고, 농기계 창고, 농산물 창고 등과 훈련을 위한 여러 시설들이 만들어지게 될 것이다. 이 땅은 왕청현 인민정부가 50년 동안 조건 없이 무상으로 임대해주었으며, 교육시설에 필요한 도로, 전기, 전화, 수도시설을 해주기로 했다 한다. 훈련원을 통해서 정신교육, 공동체교육, 기술교육 등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 땅을 지척에서 바라보면서

다음 날, 북한 땅을 보기 위해 도문 땅으로 차를 몰았다. 가는 길에 이미 추수기가 지났는데 논에 수확하지 않은 벼들이 보였다. 그런데 이상하게 벼들이 고개를 빳빳이 들고 있어서 이상하게 여기고 있었는데 이 교장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지나치게 비료를 많이 쓰고, 농약을 많이 쓴 것과 땅을 쉬게 하지 않아서

토양이 엉망이 되었다”는 것이었다. 농지가 죽어가고 있는 것과 그 사실을 모르고 있는 농민들에게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간혹 눈에 뜨이는 농부들은 벼 한 그루에 서너 개 붙은 벼알이라도 건질 마음으로 서글픈 낫질을 하고 있었다.

가는 동안 내내 북한의 산하를 보았다. 산자락에 “21세기의 태양 김정일 장군 만세!”라는 문구를 보고는 그 태양이 우리의 북한동포들을 죽이고 있음을 생각하면서 가슴이 답답해짐을 느꼈다. 한 가지 특이한 풍경이 북한의 산에서 보였는데 그것은, 가파른 산을 깎아서 밭을 일군 모습들이 보였다. 김정일의 기막힌 아이디어라는데 산림을 훼손해서 비가 많이 올 때면 홍수로 이어져서 지금은 계속 더 개간하는 것은 중단했다 한다.

도문에 도착했다. 바로 북한이 바라다 보이는 그 땅에서 많은 생각을 했다. 농민훈련원의 큰 프로젝트도 같은 맥락에서 출발한 것이었다. 북한동포를 살리는 길은 그들에게 실질적인 식량지원을 하는 일이다. 정치적으로 어떻든 북한 주민들에게 직접 식량을 공급하는 것은 시급한 일이다. 이미 이런 저런 단체들을 통해 북한에 국수공장, 빵공장 등이 들어서는가 하면 옥수수를 직접 그 땅에서 재배하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모른다.

이에 가나안농군학교가 한 몫 할 것을 믿는다. 헐벗은 북한동포들에게 빵이나 국수 등 먹을 것을 직접 생산하여 공급하는 것이 현재로서 최선의 방법이라면 북한으로 통하는 통로에 위치한 이 연변의 땅은 정말 이를 위해서 예비된 땅이라 보였다. 농군학교가 추구하는 큰 프로젝트 하나는 넓은 땅을 구입해서 그 땅에서 농산물을 수확해서 바로 북한으로 수송하는 것이라 했다. 이를 위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진 않았지만 물질과 노동의 파트너를 위해서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적지 않은 돈을 내고 전망대를 올라가서 망원경으로, 디지털카메라로 바라보던 그 땅의 모습, 여전히 김일성 초상화가 그려져 있고 싸늘한 냉기를 느낄 수 밖에 없었던 우리의 반쪽 북한의 모습을 보면서 묘한 기분을 느꼈다. 중국 군인의 호위를 받으며 다리 가운데로 가서 경계선에서 북한 땅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금방이라도 발을 걷어붙이고 건너올 수 있을 것 같은 두만강의 모습에서 탈북자들의 애환이 느껴져 가슴이 저며 옴을 또한 느꼈다.

연변에서의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체험들을 했다. 북한 공작원들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밥도 먹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도 불렀다. 과학기술대학도 가서 전원 한국어로 수업을 하는 그 당당한 모습도 보았다.

연길공항을 나와서 다음 여정을 위해 북경으로 향하는 내 마음이 마치 조선족의 땅에 빚더미를 남겨두고 온 것 같았음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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