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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구분    작성일  2007-10-01
 제목  <선교현장> 하나님이 포기하지 않으신 태국
 주제어키워드    국가  
 자료출처  선교타임즈 134호(2007/10)  성경본문  
 조회수  4518  추천수  22
임일규 기자

태국만큼 대한민국 사람들이 손쉽게 다녀올 수 있는 국가가 있을까? 파타야, 푸켓 같은 관광 명소는 차치하더라도 국민의 92%가 불교임에도 종교의 자유가 폭넓게 보장된다는 이유로 많은 교회들이 방콕과 치앙마이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비전트립을 다녀오고 있다. 그래서였을까? 온 국민들이 아프가니스탄 가즈니 주에서 탈레반에 피랍된 샘물교회 청년들 때문에 숨죽이고 있었던 8월 5일 오후 필자와 서울 서대문구 원천교회(문강원 목사) 청년 30명은 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비전트립에 대해 교계 대내외적으로 좋지 않은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던 시기였지만 그것과는 별계로 청년들이 선교지에서 선교에 대해 배우기를 원하는 문강원 목사의 강한 의지가 있기에 우리의 여행은 계획대로 진행되었다.
인천공항에서 태국 방콕의 쑤완나품(Suvarnabhumi) 공항까지는 5시간이 소요되었다. 태국말로 ‘황금’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 쑤완나품 공항은 2006년 9월 28일에 새롭게 그 선을 보였다.
공항로비에서 강석종 선교사가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아주었다. 감리교단에서 8년 전 태국으로 파송된 강석종 선교사는 컨껜(Chonkean)이란 지역에서 4년간 태국인들을 섬긴 후 현재는 방콕에서 태국현지 신학생들을 양성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 그리고 태국 목회자들과 연계해 방콕 인근의 도시와 마을을 돌아다니며 교회가 필요한 지역에 교회를 새워주고 리더들을 배치하는 일을 하고 있다.
강선교사는 태국의 선교역사는 굉장히 오래되었지만 현재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한 기독교인구는 1%에 불과하다고 말하며 “이런 상황임에도 선교사의 전략적 배치라는 구호 속에 많은 서양인 선교사들이 태국으로부터 철수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답답한 속내를 내비쳤다.(현재 우리정부는 태국남부지역을 여행경보3단계 ‘여행제한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인구의 92%가 불교도라고 할 정도로 태국의 불교는 태국인들의 삶 깊숙한 곳까지 영향을 주고 곳곳에 사찰과 불상들이 있지만 의외로 승려들을 바라보는 태국인들의 시선은 곱지 못하다. 태국 역사상 한 번도 사회 안에서 그 기득권을 잃어 본적이 없는 태국 승려들. 노상에서 시주를 부탁하는 승려들은 그들에게 적선하는 사람들에게조차 고맙다는 인사를 하지 않았다. 강석종 선교사는 이에 대해 “자신들이 받는 모든 사회적 혜택에 대해서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답하며 “승려들과 태국 국민들 사이에 존재하는 갈등을 바라보면서 이 나라에 기독교가 어떠한 모습으로 심겨져야 하는지 생각하게 된다”고 이야기했다. 그것은 아마도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고 사회적 약자와 소외받는 자들을 돌보셨던 그리스도의 섬김의 자세이리라.

필자와 일행은 공항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다시 10시간 거리에 있는 태국 북동부의 ‘압나짜런’이란 도시로 향했다. 우리나라로 치면 ‘군’ 단위 정도 규모의 도시.
계속 직진만 있을 뿐이다. 10시간을 달리면서 좌회전 우회전 한 것을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도로는 직선으로 놓여 있었다. 그리고 집집마다 왕의 사진이 붙어 있는 것을 달리는 차 안에서도 확인 할 수 있었다. 현재 태국의 국왕 푸미폰 왕은 그의 큰 아버지로부터 왕위를 계승한 그의 형이 10살 때 암살을 당해 그 뒤를 이어 1946년 6월 왕위에 올랐다.(공식 대관식은 그가 스위스 유학서 돌아온 1950년 5월 5일에 올렸다.)

장거리 여행 끝에 니콤마을의 교회에 도착한 우리 일행을 환영해주는 주민들의 모습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말뿐인 환영이 아니라 닭을 네 마리나 잡아 점심을 대접한 그들의 정성에 우리는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니콤마을은 과거 나병환자들이 집단 거주하던 곳으로 아직까지도 수도시설이나 기타 사회적 환경이 열악한 곳이다. 우리 일행이 설치한 무료진료소에 하루에 30명 정도의 환자들이 방문해 간단한 진료를 받았다. 서울 연희동에서 김호배외과를 운영하고 있는 김호배 집사와 부인 맹영란 집사 부부는 친절하게 환자들을 돌보고 처방을 해주었다. 처음 태국을 방문하기 전에는 관절염이나 피부병이 많을 것이라 예상을 했었지만 막상 환자들을 돌보다보니 소화불량이나 영양실조 증상을 보인 환자들이 많았다. 주민들 대부분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어 충분한 영양섭취를 하지 못한 것이 주요원인이었다. 그리고 과거 나병촌이어서 그런지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은 손가락과 발가락 등이 온전하지 못하신 분들이 많았다. 통역을 담당하던 강석종 선교사는 환자들 한 명 한 명의 손을 붙잡고 진료 후 기도를 해주었다. 돌아가는 주민들 모두 우리 일행 한 명 한 명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목요일(8일) 우리 일행은 트럭을 타고 니콤마을에서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반펫마을을 방문했다. 우리 일행이 마을에 도착해 찬양을 부르고 예배를 드릴 무렵 한 자매가 길을 지나가다가 우리들의 모습이 흥미로운 듯 발걸음을 멈추고 담장 너머로 지켜보기 시작했다. 방콕에서 대학을 다녔다는 그 자매는 그날 우리와 하루를 지내면서 이곳 사람들도 하기 싫어하는 일들을 기쁨으로 해내는 우리들이 놀랍다며 복음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고 우리가 그 마을을 떠날 무렵 주일에 교회에 출석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아무도 그 자매에게 복음을 전하지 않았지만 우리들의 선한 행실을 통해 성령께서 그녀의 마음을 움직여주셨다.
많은 선교전략가들이 효과적이고 바른 선교를 전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 모든 이론과 전략도 선교사 자신이 복음이 되지 않는다면 허공을 울리는 메아리가 될 수밖에 없음을 다시금 깨달으며 니콤마을로 향했다. 떠나는 우리의 모습을 아쉬운 듯 바라보는 그 자매와 어린 아이들에게 작별인사를 건넸다. 꼭 다시 자신들을 찾아 달라고 말하는 그들을 향해 “다음에 저들을 만날 때는 복음을 전하는 자와 듣는 자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삶 가운데 주시는 은혜와 사랑에 대해 서로 나누고 기쁨을 공유할 수 있는 형제와 자매로 만나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했다.
돌아오는 길, 트럭 뒤에 앉아 3일 동안 하늘을 온통 가렸던 구름이 조금씩 걷히는 것을 보았다. 넓고 넓은 땅 위에 작은 동산 하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온통 평지였다. 새삼 이 세상이 정말 넓다는 것을 깨달았다. 넓은 세상 많은 사람들 모두 다른 문화, 이 우주 안에 나의 존재가 얼마나 미약한지 생각하자 한 없이 작은 나를 느꼈다. 그러나 이 작은 내가 지금 하나님 손에 붙들려 주의 일에 쓰임 받고 있다 생각하니 흘러가는 순간순간이 얼마나 소중하던지…….

태국의 성도들과 한국 성도들은 포옹을 하고 서로를 축복하며 태국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의 두 볼에 뜨거운 눈물이 흘렀고 서로 다른 언어로 기도를 했지만 한 아버지 앞에 우리 모두는 그분의 한 자녀요 한 백성임을 확인했다. 말 할 수 없는 감격과 감동이 넘쳤고 우리는 그 시간 그 곳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태국어로 함께 부르며 우리는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귀한 존재인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하나님의 섭리 아래 1970년에 C.C.C 학생들을 통해 복음을 심으신 하나님. 그 씨가 땅 아래 심기어 싹이 돋고 열매가 맺어 오늘날까지 그들이 그곳에 외롭게 복음을 사수하고 있었다. 전체 인구의 1%라는 사회적 소수. 십자가 목걸이를 하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해 처음에는 그것을 숨기고 다녔다는 한 자매. 방콕에 있는 대학에서 간호학을 공부하고 있다는 그 자매는 그러나 이제는 당당하게 자신이 기독교인임을 밝히고 떳떳하게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아가고 있음을 고백했다.

혹자는 태국의 수많은 불상(佛像)들이 태국의 복음화를 힘들게 한다고 이야기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필자의 생각에는 눈에 보이는 부처가 문제가 아니라 태국인들의 마음속에 있는 부처가 태국복음화의 가장 큰 장애물이다. 불교가 가르치고 있듯이 눈에 보이는 모든 사물들은 바로 사람의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겠는가? 마음속에 부처가 사라지지 않았는데 눈에 보이는 부처들과 금붙이들만 제거한다고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 가운데 임하겠는가? 마음이 담기지 않은 건물과 조각상은 결국 아무도 돌보지 않아 사람이 굳이 도끼로 찍어내고 불로 태우지 않아도 세월의 풍파 속에 뒤안길로 사라져가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그러나 마음속의 우상은 성령의 불로 그 뿌리까지 태우지 아니하면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예수님께서 재림하시면 무엇이 이 땅위에 남겠는가? 불상이 남겠는가? 화려한 교회건물이 남겠는가?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오직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들만 남을 뿐이다.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싣고 지난 일주일간 찍었던 사진들을 노트북으로 한 장 한 장 넘겨보았다. 까맣게 그을린 피부에 세월의 무게가 느껴지는 주름이 가득한 노인, 해맑은 눈동자를 지닌 아이들, 수줍음 가득한 학생들……. 그렇다. 그들 모두 그곳에 있었다. 우리들의 이야기 속에, 추억 속에만 그들이 머물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이 실제로 그 땅 가운데 호흡하며 하나님을 예배하고 있었다. 인국 6천만 명 중 1%에 해당하는 60만 명이라는 미약한 숫자에 불과하지만 언젠가는 태국 땅 가득히 하나님의 나라가 임할 것을 굳게 믿고 그 치열한 영적 전쟁을 오늘도 하고 있는 그들이 그곳에 숨 쉬고 있다. 반펫마을을 방문했을 때 길가의 가로수에 성경말씀을 적어 놓은 노란종이가 나무에 붙어 있는 것을 보았다. 환경을 해친다는 비판을 받을지언정 그 땅 가운데 복음을 전하고 싶어 참을 수 없는 열정이 살아있음에 감사를 드렸다. 하나님은 한 번도 태국을 포기한 적이 없으심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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