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양은 소읍이지만 수도 서울의 외곽지대로서 독립군의 활동 무대였기 때문에 경찰력이 강력했고 권원호전도사가 통천교회에서 회양읍교회로 부름받아 가는 것은 섶을 지고 불로 뛰어드는 날벌레처럼 죽기를 각오하고 순교자의 마음으로 걸어갔던 것이나 같은것이었다.
경찰친구 신군이 그에게 정보를 주는척하고 차표까지 사서 피하라고 했지만 권원호는 가룻유다를 생각하고 차에서 내려 반대방향으로 차를 갈아탔다. 1년 후 아내를 통해 친구 신계룡이 권원호를 보내놓고 속은 것을 알고 쥐새끼 같은 새끼라고 하면서 집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권원호는 사람이 무서웠고 대인기피증까지 생겨 점점 종교에 침탐하게 되어 금강산 수양관에 가서 기도생활을 하는 중 소명을 받았다. 5년만의 칩거하던 기도처를 나와 감리교 중부연회의 파송을 받아 1936년 통천교회로 부임했다.
신유의 은사를 받은 권전도사는 이웃교회의 초청에 즐겁게 응해 집회를 인도해 주었다. 그의 부흥회의 특징은 메시지에 꼭 한번은 나라와 민족에 대한 의식을 일깨우는 것이었다. 오매불망 에녹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회양읍교회는 일제하의 공무원들이 많이 출석하는 교회지만 고기는 큰물에서 놀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주님의 명령에 순복했다.

회양읍교회 신계룡 형사는 회양읍교회에서도 은근히 태극기 보존운동을 하는 권전도사를 고등계 형사들을 시켜서 가택수색을 하게 만들었고 태극기를 적발하고 그를 포승줄에 묶어 신과장에게 끌고갔다. 10년 전에 노친 친구를 이제 체포한 것이다.
회양경찰서 유치장에 갇힌 권전도사는 사지가 잘리고 머리통이 부서지는 듯한 고통과 고문에 시달리다가 서울지방법원에서 치안유지법 위반죄로 2년형을 선고받았다.
교도소에서 동방요배를 거부하다가 고문에 수백번을 까무러쳤다. 그러다가 천황에 대한 불경죄가 추가되어 1년형을 가산 받았다.